내 김치찌개 맛있게 끓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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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28_120112.jpg(3.5 MB) 2024-12-28 12:42:45

많은 시도 끝에 알게 되었다.
맛있는 김치, 신김치가 없어 제대로 맛을 낼수 없단 말은 한낱 실력없는 나의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산 김치도 덜익은 김치도 김치찌개 맛의 대세와는 무관하다
1. 내가 희망하는 김치찌개의 맛을 떠올린다
2. 그 맛을 내기 위해 식재료의 종류와 양을 조금씩 달리해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재료를 넣으면 맛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것이다. 그 후 재료를 투입하고 그 결과를 감각적으로 성찰한다
3. 맛이 없다면 내가 먹으면 되기 때문에 실패에 대비해 양은 최소로 하는 것이 좋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점을 꼽으라면 그 맛을 기억하는 것이다. 맛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많아도 감각을 동원해 초집중하지 않는다면 그 맛을 계속해서 품고있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세월을 필요로 한다
4. 1~3의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설령 재료의 풍미가 변해도 원하는 맛에 근접할 수 있는 느낌과 자신감이 생긴다. 만약, 현 상태에서 어떤 재료를 얼마만큼의 양을 넣었을 때 맛이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 결과가 기대한 맛에 근접한다면, 다른 요리도 잘 할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추게 된다. 교육학에서는 이를 '전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5. 기대한 김치찌개 맛이 나온다면, 이제 똑같은 맛을 10번 이상 나올때까지 숙달시키는 단계로 들어간다. 이때 맛을 개발하려고 섣불리 다른 마음을 품으면 안된다. 작은 뚝배기(혹은 냄비) 기준으로 10번 끓여도 최대한 똑같은 맛이 되도록 표준화시킨다
6. 위 표준화 단계를 완성하면, 재료와 조건들을 추가 삭제 변형의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다양하고 독특한 김치찌개의 세상을 열어나갈 수 있게 된다
7. 김치찌개 기본 7대 재료: 김치, 양파, 멸치다시다, 미원, 식초, 고추가루, 설탕. 이 7대 재료 본연의 맛에 대해 감각적으로 집중하고 성찰하면, 비록 재료와 요리 환경이 바뀌더라도 내가 바라는 김치찌개 맛을 낼 수 있는 자신감과 기본기를 갖추게 된다
끝.
*부언: 내 김치찌개니까 내가 원하는 맛이 중요하다. 영업을 하지 않을거라면 남의 품평에 관심두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식당을 한다면 손님이 원하는 맛을 알아야 할것이고.. 주부라면 내 맛을 가족들에게 길들이면 되지않을까